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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사장칼럼] 한류 밑바닥에 '藝人정신'이 흐른다 9매일경제, 1/29) 등록일 2021.02.15 15:13
글쓴이 사무국 조회 997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이 `문화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BTS를 정점으로 한 K팝과 영화 `기생충`에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 매체를 타고 우리 드라마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빌보드 클래식 앨범 1위` `퓨전 국악` 등 의외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한식과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한류가 가세하며 전방위적으로 우리 문화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류 문화의 동시다발적 약진에 대해 외국 학자들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지내는 과정에서 발달한 위기의식이 창의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인 이유는 혁신적인 문화 상품을 창조하는 예(술)인 계층의 출현에서 찾아야 한다. 즉 조선시대 이래로 사농공상의 구분에도 감히(?) 끼지 못했던 예(藝)가 집단화해 `임계질량(Critical Mass)`을 형성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폭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들의 집단화를 촉발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예인 정신이라는 강력한 동기 유발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인 정신이란 자신의 꿈을 좇아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표현하고 창조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효율과 경제성보다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무의미한 사물을 아름답게 느끼고, 평범하고 때로 고통스러운 삶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그동안 묻혀 있던 우리의 예인 정신은 21세기에 들어와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 요인과 세계적인 문화 수요 증대와 같은 기회 요인과 만나 폭발했다. 그리고 그것을 공유한 예인 계층이 형성됐다. 이들은 리처드 플로리다가 말한 창조 계급의 핵심을 이루며 도시 경쟁력은 물론 국가 브랜드 제고에 일등 공신이다. 또 문화 자본을 형성해 세계적 차원에서 문화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토지·노동·경제 자본으로 구성된 전통 경제체제가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제도권 관점에서 보면 우수한 인력들이 안정적인 고소득 직장을 찾아 의학계와 법·경제로만 몰려드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훨씬 많은 인재가 자신의 꿈을 위해 대중문화와 예술 분야에도 몰리고 있다. 의사나 대기업에 다니다가 자신의 예인 정신을 좇아 유턴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사실 예인 정신은 상대적으로 풍요하지만 매우 불확실한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중요한 생존 기반이 된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될 때까지` 해내는 인내와 끈기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세계에서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 한류인 것을 보면, 한류는 이러한 예인 정신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다.

이제 한류는 한민족의 예술적 자부심이나 산업적 성과로만 묶어두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전 세계 젊은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한류 문화에는 우리의 예인 정신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는 보편성을 가지고 삶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그리고 특정 문화 예술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 창의적이고 탐구적이고 표현적으로 잘하려는 과정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한류는 단순히 즐기고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인류가 하나의 세계 시민으로 공감하는 사해동포주의의 실현에 기여할 때 그 진정한 가치가 드러날 것이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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